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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교회마을연구소에서 매달 열리는 독서모임이 있다.  필립 야콥 슈페너의『경건한 열망』을 함께 읽었다. 마틴 루터가 주도한 종교개혁이 시작된 지 약 150년 후인 1675년에 쓰인 이 책이 고발하는 독일 등 유럽 개신교의 상태는 현재 한국교회의 모습과 매우 닮았다. 교회개혁의 반성과 회개 그리고 실천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입술을 깨물며 한탄하는 한 개인으로서 슈페너의 고발은 강력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특히 슈페너는 설교를 듣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정독, 숙독하고 소그룹을 나누어 진지하게 말씀의 진의를 파악하여 연구한 후, 일상에서 구체적인 실천을 모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설교는 현학적인 지식의 자랑이 아니라 경건한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어야 하며, 껍데기만 남게 되는 소모적 논쟁을 거부하고, 영적 샘터가 되어야 할 신학교육의 역동적인 개혁을 강조하였다. 저자가 살던 시대의 ‘가나안 성도들’이 가진 고민을 묘사한 글을 보면, “교회의 오류와 혐오스러운 모습을 보고 기꺼이 좀 더 건강하고 올바른 교회로 들어오려고 결심하다가도, 지상에는 순수한 교회가 없으며 하나님의 자녀들이 여전히 바빌론 포로가 되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홀로 인내하면서 궁극적인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기로 마음먹습니다. 두려움과 떨림으로 잘못된 관습들과 싸우며 스스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71면) 목회자이기 이전에 먼저 거룩하고 반듯한 성도여야 한다는 부분은 시대를 초월하여 꼭 필요한 말이라고 고개를 끄떡이게 하였다. 

   종교개혁이 교황중심의 교회 시스템에 대한 고발이며 교회는 조직이나 체계가 우선되어선 안 되고 만인이 영적 제사장임을 천명한 아드 폰테스적인 본질로의 회귀를 기억하고, 오직 믿음으로 의에 이르며 모든 사람은 사제를 통하지 않고 곧바로 하나님과 독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목회자는 설교나 강의를 통하여 올바르게 전해야 할 것이다. 또, 교회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성령의 인도를 받으며 하나님 아버지를 예배하는 하나님의 사람임을 기억하고 거기에 그 어떤 불순물도 끼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권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가 서 있는 성경의 진리를 곡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내 속에 거룩한 열망이 있는가? 하나님 나라 건설에 동참하기 위해 복음을 순수하게 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도를 가감 없이 선포하며 하나님이 아들을 주시기까지 사랑한 당신의 피조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할 용기와 열망이 활활 불타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절실하다. 특히 목회자는 ‘사도적 단순성’을 회복하여 복음 전도와 섬김을 교리적으로 체계화하기 이전의 영적 카리스마적 신앙의 열망이 불일듯하여야 한다던 슈페너의 주장은 강력한 운동성 회복의 기폭제가 된다. 이 책의 일독을 권하며 혹시 시들어가는 영혼이 있다면 나와 함께 다시금 경건한 열망을 재점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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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04 09: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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