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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 이영훈 목사 새 대표회장 취임 - 순번제’ 해석과 기준 논란 끝에 추대 가결
  • 기사등록 2022-12-11 19: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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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목사 한교총 대표회장 당선

     ▲신임 대표회장에 당선된 이영훈 목사가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제6회 총회에서 대표회장에 선출된 이영훈 목사가 류영모 전 대표회장에게서

              취임패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공동대표회장 송홍도 목사, 공동대표

              회장 권순웅 목사, 이 신임 대표회장, 류 전 대표회장.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은 지난 8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회관 대강당에서 제6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신임 대표회장에 기하성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선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대표회장 추대 건으로 찬반 양측이 격론을 벌였다. 앞서 11월 18일 상임회장회의에서 이 목사가 후보로 추천된 것이 그동안 순번제로 해 왔던 순리에 어긋나고 교단 간 연합 정신을 해친다는 반발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한교총은 지난 회기 정관 개정을 통해 가군, 나군, 다군을 재편했다. 기존 예장 통합과 합동만 해당되던 가군(7천 교회 이상 교단)에 예장 백석(총회장 장종현)이 새로 편입됐다.


이번 갈등은 가군에서 공동대표회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먼저 불거졌다. 상임회장회의에서는 예장 합동 권순웅 총회장을 공동대표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백석 장종현 총회장을 대리해 참석한 김종명 사무총장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국 표결 끝에 이 같이 결정됐다. 동시에 나군에서는 기하성 이영훈 대표총회장, 다군에서는 예장 대신 송홍도 총회장을 후보로 추천했고, 그 중 이영훈 대표총회장을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러자 새로 ‘가군’에 들어간 예장 백석측은 지난 제4·5회기 대표회장(혹은 법인이사장)이 합동과 통합 소속이었던 만큼 이번 가군의 공동대표회장 후보가 자신들의 차례라고 주장했다. 관례적으로 가군 공동대표회장을 대표회장(혹은 법인이사장)으로 추대해 왔는데, 이번에는 나군에서 한 것은 일종의 담합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날 총회에서는 이러한 갈등 양상이 그대로 나타났다. 특히 한교총 정관에 각 군별로 공동대표회장 후보를 추천하고 이 중 대표회장 혹은 법인이사장 후보로 추천하는 절차상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혼란을 가중시켰다.


백석측 한 총대는 “그동안 한기총이 투표로 대표회장을 선출해 왔고, 선거 과열로 인한 분열로 한교총이 태동됐다. 순번제는 한교총의 근본이고 7.7 정관의 핵심인데, 선거를 한 것은 이것을 어기는 것”이라고 했다. 가군의 공동대표회장 추천 과정에서 표결을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영훈 목사 한교총 대표회장 당선

          ▲이날 총회에선 예장 백석과 합동 측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류영모 대표회장은 순번제는 정관에 명시된 것이 아니며, 굳이 적용하더라도 개정 이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냈다. 류 대표회장은 “정관 개정 이전 예장 합동에 우선권이 있었고 백석은 세 번째다. 합동에 의견을 물었고, (공동대표회장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순번에 대한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순번제’는 법에 없는 이름이다. 조금만 인내하면 백석에도 순서가 오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임원인선위에서 가군의 공동회장 추천을 표결에 부친 것이 일종의 ‘선거’였다는 비판에 대해 류 목사는 “백석 장종현 총회장님을 대신해 교단 사무총장이신 김종명 목사님께서 오셨다. (대리참석자는) 투표 권한이 없지만 배려해 드린 것인데 왜 논란으로 만드는가”라고 반박했다.


백석 총대는 “그렇다면 가·나·다 군에서 공동대표가 추천된 뒤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기준은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류 대표회장은 “그에 대한 기준은 없다. 인선위원회의 결정이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류 대표회장이 차기 대표회장을 염두에 둔 듯 총무단 선임 과정에 사전 개입한 것은 대표회장의 공정성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류 대표회장은 “그 문제는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백석측은 “분열의 시작이다. 정회를 선언하고 다시 절차를 밟는 것이 연합과 일치의 정신”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전 공동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누구보다 장종현 총회장님을 존경하고 백석의 섭섭한 마음 이해한다. 백석의 순번이라는 의견에 타당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집행부에서 결정한 것이고 ‘다음 기회’에 대한 말씀도 있었으니 인내해주시면 어떻겠나. 이영훈 목사를 환영하고 박수로 추대하자”고 제안했다.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됐으나 류 대표회장은 총대들에게 가부를 물어 대표회장 추대를 가결했다. 이에 지난 상임회장회의에서 이영훈 목사로부터 ‘연합 정신’을 취지로 공동대표회장에 추천된 장종현 목사는 이를 반려했다.


이영훈 신임 대표회장은 이후 취임사에서 “부족한 종을 세워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지난 1년간 교회의 연합과 일치 부흥과 회복을 위해 힘쓰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빛과 진리와 소망을 전해야 할 한국교회는 교권 다툼, 분열과 갈등, 물량주의, 일부 목회자의 도덕적 해이로 사람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제는 한국교회총연합을 중심으로 모든 교회 및 목회자가 철저한 자기 반성과 함께 하나님 앞에 지난날의 모든 잘못을 통렬히 회개하고 환골탈태하여 새롭게 개혁되고 변화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는 말씀처럼 모든 대립과 갈등, 비난과 다툼을 그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 안에서 한마음 한 뜻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섬기는 교회,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교회, 통일을 위한 실천 방안 마련을 위해 기도하고 힘을 모으는 교회, 저출산 문제, 차별금지법 문제, 사학법개정 문제, 기후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바르게 대처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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