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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광일목사(김포광일교회원로목사)

시소게임

내가 13살 때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크게 다투셨습니다. 가만히 건너 방에서 들어보니 어머니는 당신 새끼니까 당신이 다 데리고 나가라는 투였고 아버지는 누가 많이 낳으라고 했냐면서 낳은 사람이 책임지라고 우겼습니다. 우리5남매는 눈망울만 깜빡이며 긴장들하고 있는데 누나(15세)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는 아빠보다 엄마가 더 좋은데 너희들은 누가 더 좋으니?” 그러면서 눈치를 봤습니다. 그야 당연히 형도 두 동생도 엄마가 더 좋다고 들 했습니다. 그때 누나는 나를 쏘아보면서 “광열이 너는?”하며 다그쳤습니다. 어쩔 수없이 대답을 했습니다. “나는 아빠가 더 좋다”라고 했습니다.

내 속 뜻

내 대답의 속 이유는 외톨이가 되는 아버지가 불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을 모르는 형제들은 “정말이냐”면서 어머니에게 일러바쳐서 내 입장이 난처했지만 그래도 어머니는 나를 차별 없이 키워주셔서 어머니의 사랑에 진한 감동을 받고 자랐는데, 벌써 나도 4남매를 둔 아버지가 됐으니 참 ‘세월은 유수와 같다’ 함을 누가 아니라 하겠습니까? 하지만 또다시 40년 전 이야기를 샘플링(sampling)해 봤습니다.

하루는 4남매가 모인 자리에서 “아빠가 더 좋으니 엄마가 더 좋으니?” 묻고 눈치를 봤습니다. 의외의 질문에 조금 당황하는 것 같더니 막내가(7세)“난 어마가 더 좋아요” 라고 했고 셋째도 둘째도 한번 씩 웃더니 “나 두 엄만데” 라고 했습니다. 옆에 있던 아내는 입이 함박 만해졌고, 나는 마지막으로 큰딸(15세)에게 “너는 누구냐?”하고 다그쳤습니다. 큰 딸은 한참 웃고 눈치를 살피더니 “좀 곤란한대요” 하더니“난 아빠요”라고 했습니다. 그날 사랑의 시소게임은 2대4로 패했지만 그래도 큰딸이 내 손을 들어주어서 체면은 섰다고 자위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자위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돌아온 둘째가 황급히 들이닥치더니 “아빠, 아빠 언니가 아빠를 좋다고 한 것은 아빠가 불상해서 그랬데.”라면서 저의 엄마한테로 가서 폭로하는 바람에 아빠체면을 묵사발로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둘째가 96년도 미국 뉴욕에서 개인전을(서예)열어서 아빠를 기쁘게 했습니다.

표면적사랑과 이면적사랑

지난날을 상기해 볼 때 자녀를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의 사랑을 본다면 멀리 또 멀리 보는 것이 미덕임을 경험했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엄마의 표면적 사랑을 아빠의 이면적 사랑이, 시소개임에서 이기려면 시간이 걸리는 법입니다. 아빠는 너무 섭섭하게 생각지 마시고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시고 5월의 가정교육의 프로그램으로 ‘사람으로 태여 났으니 사람같이 자라서, 사람노릇 하면서 사람대접 받는 인물이 되거라’ 를 가르치면 어떻겠습니까? 토인비(Toynbee)의 입을 빌리면 “지성은 지성일수록 많이 배워야한다. 그리고 지성은 참이고 진실이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인간은 영리한 악마로 변질 될 것이다.” 라고 일갈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너는 권고를 들으며 훈계를 받으라, 그리하면 네가 필경은 지혜롭게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참이고 진실입니다.

문광열 목사 (광일교회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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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14 20: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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