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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광열 목사

핼로윈데이 한국 수입을 우려한다
육이오 전쟁이 휴전으로 종지부를 찍고 난 후 피난처에서 돌아 온 마을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간 전쟁 중에 보거나 들었던 에피소드로 눈물을 짓거나, 웃음꽃을 피울 때들은 이야기다. 전투 중에 죽은 군인의 시계를 끌러 발목이나 팔뚝에 줄줄이 끼고 다니는 중공군들이 모여서 "미국은 모든 것이 다 좋은데 기차정거장에 이 잡는 곳이 없어서 틀렸데." 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지만 마을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했다. 그러나 작금 필자에게 미국에 대하여 한마디 코멘트 하라면 "미국은 다 좋은데 교주도 없고, 교리도 없고, 유래나 기원도 확실치 못한 무속 신앙 '핼로윈데이`(Halloween Day)로 미국이 최면에 걸려있고 우리나라까지 수출한 것이 틀렸다."
지성인들이 합리화하기에는
10월31일 밤 미국의 핼로윈데이의 열기에는 어린이들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 참여하는 편이다. 어린이들은 호박으로 만든 도깨비 탈이나, 각종 재료로 만든 귀신, 유령, 요정, 또는 만화 캐릭터나 심지어 대통령의 얼굴을 본 따만든 가면까지 쓰고 유령 옷으로 분장한 어린이들이 큰 무리가 되어 각 상점이나 가가호호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트릭 오어 트릿 (Trick or Treat)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 테야," 라고 외치면서 자루를 내민다. 그러면 일일이 과자를 자루에 넣어주는데, 바로 이것이 미국어린이들의 핼로윈데이다. 평일에는 어린이를 거의 볼 수 없어서 어린이가 없는 도시로 오해까지 했으나 핼로윈데이의 저녁은 상상을 초월할 큰 무리의 어린이들이 거리에 등장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살며시 어린이 유령에게 왜? 무엇 때문에 과자를 얻으려고 하느냐? 는 질문에 어린이의 대답은 간단했다. "유령이나 귀신이 도망 간데요"라고 하면서 스냅사진 포즈까지 인심을 쓰고 갔다.
어른들의 핼로윈데이는 더 장관이다. 시월중순쯤 되면 미국의 가정들은 집 안팎을 흉측스러운 핼로윈용품으로 장식한다. 필자가 현지에서 직접 목격하고 소스라친 일이다. 어떤 미국인이 사는 울타리 없는 정원에는 '갑옷을 입고 용감하게 칼싸움을 하던 험상궂게 생긴 장수가 적에게 목이 잘렸다. 장수는 얼른 땅에 뒹구는 자신의 머리를 왼손으로 치켜들었다. 물론 입고있는 갑옷과 머리에선 피가 낭자하게 흐르고 있다. 목이 잘린 장수가 머리와 긴칼을 양손에 들고 서있는 모형의 마네킹이다. 또 다른 집이다. 대문 앞 정원에 관을 장식해 놓았다. 물론 관속에는 수의를 입혀서 입관한 시체가 얼굴은 들어내고 누워있다. 반쯤 관 뚜껑을 열어놓아 엽기적이고 공포 적이다. 또 다른 집 정원 나무에는 어른 키의 백골이 목이 메여 바람에 리듬을 맞춰가며 춤추고 있었다. 유령들이 겁이 나서 도망가기는커녕 사람이 먼저 기절초풍하기 십상팔구다. 미국의 핼로윈데이의 유래나 기원 그리고 현실은 지성인들이 합리화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많다. 고대 켈트인의 삼하인(Samhain)축제에서 비롯되었다 고 하기도하고, 켈트족의 승려 드루이(Drui)에 의하여 전파되었다 고도 하는 귀신놀이가 사람과 세대를 거치면서 왜곡 변질을 거듭하면서 10월31일 밤이면 죽은 사람의 혼령이 지하 세계에서 나와 살아있는 사람을 해친다는 협박 성 전설 때문에 혼령을 달래거나 쫓기 위한 미신행위가 핼로윈데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의 핼로윈데이가 미국의 명절이상으로 풍미를 더해 가면서 드디어 한국 땅을 밟은 것이다.
인간의 가슴은 텅 빈 대합실
핼로윈데이가 어떤 경로로 한국 땅을 밟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유령이 태평양을 건너 한국 땅에 둥지를 튼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먼저 많은 종교인들이 종교적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사회엔 이미 기성종교와 무속신앙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의 무속신앙까지 가세한다면 사회는 영(靈)과 영(靈)의 충돌로 국민은 영적, 정신적 피폐로 갈등과 충돌을 피하기 어렵게되고 자칫 한국은 무속신앙의 메카라는 오명을 받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약삭빠른 상인들의 상혼을 우려한다. 돈벌이에만 급급한 상인들은 각종 괴물을 고안해서 이벤트를 펼치고, 일부의 백화점이나 호텔까지 핼로윈 장식물로 치장하고, 미국계 할인점은 전국16개 매장에서 110종의 핼로윈 상품전을 연다. 이에 순박한 시민은 재미로 참여 했다가 주머니를 털리는 꼴이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 귀신에게 농락 당하는 것을 우려한다. 핼로윈데이 바람은 꽃바람이 아니다. 켈트족의 귀신 바람이다. 인간이 일차원적 존재라면 귀신은 삼차원적 존재다. 귀신은 인간과 친구 하지도 않으며 탈을 보고 도망치지도 않는다. 인간의 가슴은 텅 빈 대합실과 같다고 한다. 한번 들어온 귀신은 좀처럼 비워주질 않는다. 그래서 일본의 정치인 들이 신사참배를 중단하지 못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의 대합실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도있는 켈트족의 귀신까지 모실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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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22 10: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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