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위기라는 인식이 목회자와 성도 모두에게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예배와 교육에 이어 지역사회 돌봄이 교회의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일보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성도 1000명과 담임목사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회의 돌봄 사역’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의 90%, 성도의 81%가 한국교회가 위기 상황이라는 데 동의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 ‘예배와 교육’(성도 44%, 목회자 48%)과 함께 ‘이웃·지역사회 돌봄 및 소통’(성도 34%, 목회자 27%)이 반드시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교회의 본질이 예배에 있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신뢰 회복과 선교적 영향력을 위해 지역사회를 향한 섬김과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교회 안에서의 돌봄은 기도와 위로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성도의 83%는 ‘중보기도’를 통해, 71%는 ‘위로 방문과 만남’을 통해 어려움을 당한 이들을 돕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헌금 외 직접적인 경제적 도움이나 시간 봉사’는 48%, ‘지정 헌금’은 36%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정서적 지지는 높지만 물질적 지원은 다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도 3명 중 1명 이상이 실제적으로 경제적 도움을 받고 있음에도 교회 내 경제적 지원망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성도 간 관심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성도의 59%가 서로에게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목회자는 이를 79%로 높게 평가했다. 소그룹 참여 여부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는데, 소그룹 리더의 78%, 구성원의 65%가 관심이 있다고 답한 반면, 소그룹에 참여하지 않는 성도는 46%에 그쳤다. 이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소그룹이 단순한 조직을 넘어 실제적인 돌봄 네트워크의 기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사회 돌봄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성도들은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로 ‘빈곤층·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돕기’(65%)와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친밀감 형성’(64%)을 꼽았다. 반면 목회자는 ‘유대감과 친밀감 형성’(75%)을 최우선 과제로 보았고, 이어 ‘전도’(59%)와 ‘사회적 약자 돕기’(51%)를 들었다. 목회자와 성도 모두 ‘관계적 접근’을 공통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점은, 교회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적 연대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목회자와 성도의 책임 의식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교회가 지역사회 돌봄을 ‘꼭 해야 한다’는 응답은 목회자 72%, 성도 56%로 목회자가 더 높게 나타났다. 신앙 수준이 높을수록 책임 의식도 높아졌으며, 소그룹 참여자가 미참여자보다 16%p 이상 높게 응답했다. 이는 신앙 성숙과 공동체 참여가 곧 돌봄의식으로 연결됨을 입증한다.
현재 교회가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돌봄 사역은 ‘노인’(34%), ‘건강 취약 계층 및 가족’(32%), ‘아동·청소년’(28%) 순이었다. 그러나 향후 강화해야 할 영역에서는 ‘아동·청소년’(36%)과 ‘이주민·다문화 가정’(27%)이 1, 2위를 차지해, 돌봄의 무게 중심이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노인 사역에서 다음세대와 다문화 가정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는 교회가 시대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사역의 지형을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목회자의 절반 이상은 앞으로 지역사회 돌봄 사역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현재보다 확대·강화될 것 같다’는 응답이 49%, ‘현 수준 유지’가 35%, ‘축소·약화’는 15%에 그쳤으며, ‘중단’은 1%에 불과했다. 목회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돌봄 사역이 유지·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만큼, 돌봄 사역은 일시적 활동이 아니라 교회의 지속적 과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돌봄 사역의 유익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높았다. 성도의 82%는 돌봄을 통해 ‘보람을 느꼈다’고 답했고, 같은 비율이 ‘돌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응답했다. 목회자는 성도보다 더 높은 긍정률을 보였으며, 특히 ‘세상과 소통한다고 느꼈다’는 항목에서는 성도 72%에 비해 83%가 공감해, 돌봄 사역이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교회가 위기 속에서 무엇을 붙들어야 할지를 분명히 일러주고 있다. 예배와 교육이라는 본질적 사명 위에, 교회가 지역사회를 향해 손을 내밀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며 다음세대와 이주민을 품을 때, 교회는 다시 신뢰받는 공동체로 서게 될 것이다. 교회의 돌봄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복음의 본질을 드러내는 신앙적 실천이자 지역사회를 밝히는 빛이다. 위기의 시대에 한국교회의 나침반은 분명히 ‘돌봄’이라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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