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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여성관객 늘면서 작년 씨네큐브 관객 18% 증가
5만 이상 '초대박'도 2편이나
강남에도 예술영화 전용관 생겨
예술영화관들이 중년여성들의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술영화전용관 씨네큐브를 찾은 여성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최흥수기자ssschoi@hk.co.kr
여고 동창인 한미숙(49) 이동미(49)씨는 서울 광화문의 예술전용영화관 씨네큐브의 마니아들이다.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 여가 시간이 늘면서 이들의 씨네큐브를 찾는 발걸음은 더욱 잦아졌고 한 달에 서너 번은 이 극장에서 친구들과 만난다. 주로 아침 일찍 조조영화를 본 후 점심을 즐기거나, 브런치 모임을 한 후 오후 1, 2시 시작하는 영화를 감상하기도 한다. 한씨는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고, 멀티플렉스처럼 번잡스럽지 않은데다 광화문 주변에 맛집이나 분위기 있는 카페 등이 많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예술영화를 즐기는 40, 50대 여성관객이 늘어나면서 예술전용영화관들이 중년여성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예술영화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2개 관을 운영하며 개관 13년째인 씨네큐브의 경우 2012년에 전년대비 18% 증가한 26만 명의 관객이 들었다. 역대 최다 관객수이다. 9개의 관을 운영하는 CGV뮤비꼴라쥬 또한 총관객수가 2011년 33만1,000명에서 지난해에는 42만5,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예술영화의 '초대박'으로 일컫는 5만 명 이상의 영화도 2012년에는 '두개의 문'(7만3,547명), '우리도 사랑일까'(6만5,839명) 등 2편이나 나왔다. 현재는 칸영화제 수상작인 '아무르'가 24일 5만명을 넘어 순항하고 있다.


예술영화 마니아층이 본격화한 건 90년대 후반. 이때 20대였던 관객이 이제 40대가 됐음에도 꾸준히 예술영화를 즐기고, 이전 세대에 비해 문화의식이 높은 중년들이 단순히 TV드라마에 만족하지 않고 예술영화를 찾고 있는 것이다.

씨네큐브의 박지예 팀장은 "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한 회원은 30대가 가장 많지만 실제 극장에서 체감하기엔 40, 50대 여성이 가장 많다"며"광화문의 씨네큐브나 삼청동의 씨네코드 선재 등 주변 문화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입지 조건의 예술영화관들에 각 고정관객이 늘면서 전체 예술영화 시장도 팽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멀티플렉스에 비해 낮시간대 객석점유율이 특히 높은 것도 중년여성들 때문이다. 오전의 조조관객과 오후 1,2시대 관객이 유독 많고 점심 시간대가 한산한 이유는 브런치와 영화를 함께 즐기려는 그들의 트렌드와 연관 있다.

예술영화의 성장은 SNS의 도움도 크다. 예산이 적어 광고는 엄두도 못 냈는데,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내는 입소문을 내고 있다. 씨네큐브 홍보팀의 고아라씨는 "상업영화는 찬ㆍ반의 평이 나뉘지만 예술영화는 주로 좋은 말만 많이 남기고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술전용관들이 엄격한 관람문화를 고수해온 것도 고정관객층을 형성하게 된 요인이다. 씨네큐브, 씨네코드 선재 등 많은 예술영화관들은 광고 상영 없는 정시 상영, 생수 외에는 커피나 콜라를 포함한 일체의 음식 반입 금지 등을 준수한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내 조명을 켜지 않는 등 관객이 한 편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서울 사당동 이수역 앞에 문을 연 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도 강남의 예술영화 마니아들의 아지트를 꿈꾸고 있다. 92석과 58석의 두 개의 상영관으로 구성된 이곳의 로비는 여느 영화관과 달리 레스토랑과 카페가 차지하고 있다. 아트나인측은 상영관 6,7개를 만들 수 있는 돈을 들여 최고의 시스템으로 음향과 스크린 설비를 갖추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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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1-28 19: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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