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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9월, 여름을 내모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총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9월 첫째주부터 이미 시작된 교단 총회는 셋째주인 18일 주간에 절정을 이루며 전국 각지에서 9월 한 달간 개최될 전망이다.

역시나 올해에도 가장 주목받는 이슈는 ‘다음 총회장’이 누가 되느냐는 문제다.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작은 교단들 상당수는 기존의 총회장을 유임시키며 안정적인 노선을 택하곤 하지만, 대부분의 교단들에서는 리더십이 교체된다.

이 과정에서 필수불가결하게 발생되는 편가르기와 암투, 권력 줄서기와 금권선거 문제는 언제나 선거판을 긴장으로 몰아넣는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대놓고 표면화되진 않는 모습이지만, 음지로 숨어드는 문제들은 여전히 이 계절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2023년, 코로나19 팬데믹을 졸업하고 일상을 되찾은 지금. 한국교회의 위치와 상황은 이전과 전혀 달라져 있다. 시대의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었고, 우리 사회 저변에서 자라나고 있던 문제들이 어떤 것은 뾰루지로, 어떤 것은 암 덩어리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응답과 대처가 시급한 시기다. 집안 싸움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난해 총회 이후 발견된 사회적 문제와 한국교회의 과제들은 이 시대의 신앙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의 지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고립도가 34%로 나타난 반면, 교회 내 고립도는 25%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교제가 이뤄지는 교회 소그룹이 현대인의 고질병인 ‘외로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각 지역교회가 이웃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한국 내 이주민이 2021년 기준 213만명에 달하지만 이들 중 71%가 한국에서 전도를 받아본 경험이 없다는 통계도 놀랍다. 국내 이주민의 66%는 현재 종교가 없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은 한국교회가 해외선교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이미 다가와 있는 이주민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전도와 선교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깨운다. 더욱이 종교를 믿는다면 개신교를 택하겠다는 이주민이 45%로 나타난 만큼 한국교회가 열린 어장을 향해 사람을 낚는 어부들을 적극 파견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확인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고 보니 3040세대의 개신교인 43%가 예배의 현장을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뼈아프다. 목회자의 정치적 설교와 부적절한 언행 때문에 교회에 가기 싫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마음의 평안을 위해 신앙생활을 한다는 등 취약해져 있는 신앙상태는 한국교회가 그동안의 사역을 점검하고 갱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족과 지인 중에 이단이 있는 사람이 13.3%에 이른다는 소식은 한국교회가 성도들을 확실한 구원론과 교리교육으로 더욱 무장시켜야 할 필요성을 확인시켰으며, 이단 및 사이비에 대한 정보 제공도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국민 80%가 이미 다문화 사회에 속하는 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한 의제도 본격 다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결혼이민자와 귀화자들이 한국 생활에 있어 언어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 자녀 양육과 교육에 곤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복음과 함께 섬김을 전할 수 있는 교회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환경도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 이웃을 사랑하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사명을 받은 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할 어젠다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이시기에 누가 총회장이 되느냐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이 세우시는 사람을 통해 한국교회가 이 시대 속에서 무엇을 하며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에 더욱 큰 무게가 실려야 한다.

사람에 주목하면 파벌이 생기지만, 사역에 주목하면 하나 됨을 이룰 수 있다. 우리의 예배가 그래야 하듯, 하나님 앞에 기쁨으로 드려지는 성총회가 되어야 한다는 바람들이 모아져야 할 때이다.

출처 : 컵뉴스(http://www.cup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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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9-06 10: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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