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NCCK·크리스챤아카데미 월례 토론회 - 코로나를 돌아보며… 배려와 공존의 세상을 그리다
  • 기사등록 2021-02-10 22:20:06
기사수정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왼쪽)과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언택트 사회 속에서 종교의 역할 논의
사회적 책임 성찰 통한 영성 회복 강조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과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반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중심으로 발표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재앙이 불러온 단절과 고립의 시대에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인격적이고 친밀한 모임 속에서 성찰을 통해 영성을 되찾고 배려 책임 관계를 중시하는 모성적 리더십으로 새로운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는 논의로 귀결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크리스챤아카데미는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언택트 사회 속에서 새로운 신앙을 묻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두 기관이 지난해 9월부터 지속한 월례 토론회로 이번이 다섯 번째 순서였다.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와 신학자인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주고받은 여섯 편의 편지가 발제문이었다. 지식인의 발표 도구인 논문에서 벗어나 친밀하고 진솔한 느낌의 글쓰기를 해보자는 취지였는데 내용은 간단치 않았다. 영화 미술 환경 종교 시 소설 여성학 인류학 철학 과학 환경 건축 분야를 대화체로 넘나들며 10여편의 영화와 30명 이상의 학자와 저작물이 언급돼 논문 이상의 배경지식이 필요했다.

정 원장은 “지금의 재난을 극복하더라도 다음에 올 재난의 사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인류가 생태계를 무분별하게 파괴하는 지금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코로나19와 유사한 재난은 계속 찾아올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 서로 신뢰를 잃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제도 종교의 대형화된 모습보다 인격적이고 친밀한 모임을 통해 서로를 돌보는 형태의 영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종교가 재난 상황에서 이바지할 부분이 많은데, 한국교회의 일부 방역 일탈에서 보듯 사회적 책임 윤리의 부재로 도움 줄 게 없던 게 현실”이라 지적했다.

조한 교수도 “조그맣게 둘러앉아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가 우리를 살게 할 것”이라며 공감했다. 그는 이를 ‘화톳불 공동체’라 표현하며 이때 필요한 게 모성적 리더십이라 했다. 생태와 연대, 건강에 중점을 둔 돌봄 리더십이 도심 내 자동차 속도 제한, 무분별한 건설계획의 백지화, 자전거 전용도로의 확장, 공공의료예산의 확대를 불러온 유럽의 여성 정치인을 사례로 들었다.

정 원장은 이에 “한국교회의 가부장적 모습부터 되돌아봐야 하며 교회 안에서부터 사회적 모성을 되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한 교수는 “서로 난감함을 공유하며 질문하고 실험에 나서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면서 “고요히 있으면서 다양한 생명체와 공존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02-10 22:20:06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