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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에게 하나님 말씀의 명확한 근거 제시하려면 - 헤르만 바빙크의 설교론(헤르만 바빙크 지음/제임스 에글린턴 엮음/신호섭 옮김/다함)
  • 기사등록 2021-03-07 22: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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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공격을 받으면 개도 짖습니다. 하물며 내 주인이 모욕을 당할 때 소리를 지르지 않아야 합니까.”



헤르만 바빙크는 이 책에서 “오늘날 강단엔 주석과 다양한 이론 설명은 많아졌지만, 하나님의 영예에 대한 불타는 열정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며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는 설교를 ‘웅변의 원리’ ‘웅변의 정수’ ‘웅변의 형식’ 3가지로 설명한다.



웅변의 원리는 설교자의 불타는 마음에서 흘러나온다고 말한다. 참된 설교는 논리적인 지성이나 의지적 결단과 행동에만 달린 게 아니다. “웅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예레미야가 말씀을 전하지 않으면 그 마음의 중심이 불붙는 것 같다고 고백했듯 설교자는 마음에 불타오르는 열정을 회복해야 한다.



웅변의 정수에선 단순한 열정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없기에 청중의 의지를 설득하고 움직일 수 있는 철저한 연구가 동반돼야 함을 강조한다. 바빙크는 이를 가리켜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포하는 것을 어떻게 하나님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일”이라 정의했다. 설교가 설교자의 자의적 선포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서 나왔다는 명확한 근거를 청중에게 제시하려면 철저한 연구와 논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연구는 단순한 공부가 아니다. 청중의 마음과 상상력을 움직이는 분투이자 영적 전쟁의 장이다.



웅변의 형식에선 설교 전달 방법을 전한다. 단순히 목소리 톤이나 몸동작을 통해 목사가 소통의 도구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 앞에 경건한 삶을 살아가는 전인격으로 설교를 전달해야 함을 말한다. 하나님 곁에 있다가 온 사람은 하나님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마련이다. 바빙크는 이를 ‘총체적 품위’라 말한다.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거둘 수 없듯이 좋은 설교자는 자신의 말뿐 아니라 영혼과 육체도 경건에 이르도록 힘써야 한다.



바빙크는 오늘날 설교가 청중의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빠졌다고 한탄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설교가 질서정연한 대지의 구분과 깔끔한 형식으로 장식된 예술작품이 될 순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설교엔 하나님 말씀의 영원한 진의가 결여되기에, 결국 빈곤한 설교가 되고 말 것입니다.”



말씀이 주는 영원한 진의를 불타는 열정으로 전달하는 설교자를 하나님은 오늘도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지금이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설교의 영광을 회복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바빙크의 설교론은 시대의 도전 앞에 선 우리에게 말씀의 회복이라는 본질로 돌아가게 해준다.



고상섭 목사(그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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