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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새 정부 2주 내 출범…한국 등 국제사회 인정 원해” - 국내 언론 인터뷰서 “경제 교류 관심”…저항군은 항전 선언 - G7, 24일 긴급 정상회의 소집해 아프간 제재안 등 논의할 듯
  • 기사등록 2021-08-23 22: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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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시내 ‘부르카 입은 여성’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여성들이 22일 부르카를 입고 거리를 걷고 있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포용적인 정부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프간 여성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카불 | AP연합뉴스


미군 철수에 맞춰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아프간의 합법적인 대표 정부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2주 안에 차기 정부 구성안을 발표하고 새 정부 출범을 선언할 계획이다.


반탈레반 저항세력이 결사 항전을 선언하면서 내전이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주요 7개국(G7) 긴급 정상회의에서는 탈레반에 대한 제재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탈레반의 대외 홍보창구인 문화위원회 소속 간부 압둘 카하르 발키는 2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아프간 국민은 오래 계속된 싸움과 큰 희생 후에 외국 지배에서 벗어나 자기결정권을 갖게 됐다”며 “한국 정부가 아프간의 미래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의 경제 교류에 큰 관심을 표했다. 발키는 “아프간에는 리튬 등 손대지 않은 광물자원이 풍부하다”면서 “한국은 전자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아프간과 함께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한국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아프간 현지인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외국인과 일한 모든 이들에게 사면령을 내렸다”며 “하지만 그들이 떠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탈레반이 샘물교회 자원봉사자를 납치하고 2명을 살해한 사건 등에 대해서는 “자결권에 따라 우리 권리를 방어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제 과거 속에서 살지 않고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 게 시급한 문제”라고 답했다.


아프간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반탈레반 저항세력이 결사 항전을 선언하면서 내전이 이어질 조짐도 나타난다. 북부 판지시르와 파르완, 바글란 등 3개 주를 거점으로 진지를 구축한 저항군에는 아프간 전 정부 인사들 중심으로 1만명가량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이에 맞서 저항세력 진압 준비에 들어갔다. 스푸트니크통신 등은 탈레반이 현재 판지시르 계곡에 진압군 수백명을 투입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협상을 우선시하고 있어 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탈레반에 포괄적 정부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저항군 측은 무기와 자금 등이 현저히 부족한 데다, 탈레반 입장에서도 내전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더욱 분주해졌다. G7 의장국을 맡고 있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아프간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정상회의를 24일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영국은 세계 정상들에게 탈레반에 대한 제재 검토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회의도 이번주 열릴 것으로 보이고, 주요 20개국(G20) 특별회의도 추진되고 있다.


각국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과 러시아는 탈레반의 정권 장악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탈레반 제재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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