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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시내 모습.      픽사베이 제공


이슬람교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무슬림들의 기도를 요청하는 모스크의 확성기 사용을 최근 제한하면서 국민들이 분열하고 있다고 1일 BBC가 보도했다.


모스크의 확성기는 무슬림들이 하루 다섯 번 기도할 때 이를 알려주는 신호이다. ‘아잔’이라고 하는 기도 시간이 되면 모든 모스크마다 코란을 낭독하는 등 때를 알려준다. 또 공식 예배가 있는 금요일에는 확성기로 이맘들의 설교를 모스크 밖 주민들에게 생중계한다. 이 때문에 무슬림조차 확성기 소리가 시끄러워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종교 담당 부서는 지난주 사우디 내 모든 확성기 소리를 최고 볼륨의 3분의 1 수준으로 맞추라고 발표했다. 담당 장관인 압둘 라티프 알 세이크는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돼왔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 내 모스크는 9만 8000여개에 달한다. 이들 모스크에서 매일 들리는 확성기 소리는 외부인에게는 소음이자 성가신 소리에 해당한다.


사우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보수적 무슬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SNS에 해시태그(#)를 달면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보수적 무슬림들은 코란 낭송 소리보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금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 무슬림들은 확성기 소리 때문에 자녀들의 수면이 방해를 받는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세이크 장관은 말했다. 그는 TV에 출연해 “기도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이맘이 기도 시간을 알릴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확성기 제한 조치에 반발하는 사람들을 향해 ‘왕국의 적들’이라고 규정하면서 “그들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한 조치는 사우디의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가 추진 중인 ‘더 자유롭고 덜 종교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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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6-01 21: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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