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지도자들이 이집트에서 글로벌 사우스 관구 모임을 가졌다. ⓒACNS지구촌에는 여전히 기독교에 대한 극심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박해, 테러, 폭력. 종교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순교할 채비를 합시다!"고 호소할 정도다.
이집트 성공회 카이로 대교구의 무니어 아니스 대주교가 10월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카이로에서 모인 세계성공회의 제6차 글로벌 사우스(지구촌 남반구) 관구 모임에서 지도자들에게 무겁게 권고한 말이다. 호스트 관구장이자 글로벌 사우스 운영위원장인 그는 "박해, 테러, 폭력이 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차제에 그리스도를 위하여 자기 목숨도 기꺼이 희생할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호소했다.
20개 관구 대표들을 중심으로 모인 이번 글로벌 사우스 모임에는 북아프리카를 비롯, 수단, 나이지리아, 우간다, 르완다, 케냐, 부룬디, 남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인도양, 미얀마, 스리랑카, 방글라데쉬, 동남아시아 등 지상에서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가장 어려운 지역들의 대주교 및 주교들 100여 명이 참석해 박해와 난민 위기, 종교 폭력과 빈곤 등 현재 직면한 중대한 도전들을 갖고 토의했다.
아니스 대주교는 남반구는 숱한 도전과 약점을 갖고 있다며 창궐하는 질병들, 일부다처 등 다중혼, 종족주의, 부정부패, 여성학대 등의 도전과 특히 번영복음, 여호와의 증인과 몰몬교 등 이단 교설의 거짓 가르침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일부 서구 국가들과 조직체들이 자신들의 부와 영향력을 이용해 자기네 나름의 어젠다를 남반구에서 펼치려는 '이데올로기적 노예화'도 경고했다. "우리는 재정적이든 사상적이든 모든 종류의 노예제를 유의하여 저항해야만 합니다."라는 그는 "그렇지 않다면 문화적 패배와 포로생활을 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주요 연사들과 대주교는 그리스도의 교훈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일부 관구들이 동성애 옹호 등으로 점차 벗어나가는 것을 비판하면서도 "그러나 우리 자신의 교구민들의 필요를 소홀히 파면서 남을 탓하는 데만 집중할 순 없다."고 말했다.
빌 머스크 북아프리카 대교구 명예주교는 북 아프리카 성도들은 기독교 초기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박해를 받고 있다며 그런 도전 앞에서 함께 뭉쳐서 견뎌내는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된 코뮈니케 한 가지는 "아랍계의 침범은 북아프리카 교회를 압도했다며 그러나 그 씨앗은 오래전에 이미 뿌려졌다."는 것.
머스크 주교는 또한 현재의 튀니지에 해당하는 옛 카르타고의 5세기 종교회의에서 교회 안에서의 심각한 문화적 분열현상에도 불구하고 대교구 지도자들끼리 서로 징계할 권한이 없다고 결정한 것을 상찬하면서, 당시 박해 아래서 배교한 신자들에게 온정으로 응답한 바티칸의 엘리트와 죽기까지 충성을 다하기를 고집한 북아프리카 산지의 백인들인 베르베르 족 사이에 큰 분열이 있었음을 떠올렸다.
연사들은 또 교회사상 북아프리카의 신앙적 유산을 강조하면서, 북 아프리카를 유럽의 옛 식민지들 중 하나로 끼워 넣는 교회 내 견해를 비판했다. 미국 성공회 캐넌(대성당참사회 의원)인 애슐리 널 박사는 현재의 알제리인 옛 히포의 교구에서 활동한 성 어거스틴을 깊이 의존했던 종교개혁 시대의 캔터베리 대주교였던 토머스 크랜머의 업적에 관하여 강조했다.
크랜머 대주교의 사적이고 신학적인 기록들을 연구한 결과를 5권 전집으로 나눠 쓰고 있는 널 박사는 "어거스틴은 라틴어를 아프리카 억양으로 발음하곤 한 베르베르 인의 아들이어서 놀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에큐메니칼, 초종파 대화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논의를 했다. 이번 모임에는 성공회 산하 미주 보수파인 북미주 앵글리칸교회(ACNA)의 폴리 비치 대주교, 글렌 데이비스 호주 시드니 대주교, 폴 버틀러 더햄 주교를 비롯한 4명의 영국 주교들도 참석했다.
첫날 개회식에는 로마 바티칸 대표, 콥틱 정교회 수장과, 수니파 회교의 본부인 카이로 알 아즈하르 대학교 등의 타 종파 대표들도 참석했다. 둘째날 행해진 특별 초청 연설에서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집트가 모든 시민들의 신앙 및 예배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민첩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집트 기독교인들인 콥트교도들은 올해 재개돼온 주류계의 박해에 불만을 토로해왔다.
글로벌 사우스 제6차 모임은 애당초 지난해 튀니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현지의 테러 위험으로 연기됐다가 금번에 카이로에서 회집됐다. 한편 성공회는 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 다음으로 교세가 큰 교파로 남반구 신도들은 세계성공회 인구의 72%를 차지하는 6,200만명 정도이다.
한편 세계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등 성공회 대표단이 10월 초순 바티칸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과 회담을 갖는 등 에큐메니칼적 화해와 '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두 수장은 각 지역내에서 새로 사목할 두 교파 소속인 19명씩의 주교들을 임명하기도 했다. <교회와신앙>